FTX 파산 신청에 한국 투자자에 대한 영향은?컴투스는 직접 피해

지난주 FTX 거래소의 붕괴(파산 신청)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역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주말 사이 FTX와 미국 지사 FTX US에 해킹 공격이 발생, 수억달러가 분실되면서 상황은 더욱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FTX의 파산이 한국 국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한국인,‘FTX 사이트 접속’ 세계 2위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대규모 뱅크런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FTX는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FTX의 이번 파산 신청은 ‘코인판의 리먼 사태’이자 ‘엔론 사태’로 불릴 정도로, 가상화폐 시장을 넘어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국가별 FTX 사이트 접속자 중  한국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이트 접속자 수가 높다는 것은 거래소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 가능하며, FTX 사태로 상당수의 한국인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14일 웹사이트 데이터 분석기업 시밀라웹에 따르면 지난 8~10월 FTX  사이트의 국가별 트래픽에서 한국이 6.01%로 전체 2위에 올랐다.일본이 7.01%로 가장 높고, 독일과 싱가포르가 각각 5.38%, 4.95%로 한국의 뒤를 이었다.

리서치 전문 매체 얼스웹이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거래소 이용자 수 중 한국인의 비중이 6.21%로 가장 높았다.

FTX는 국내 시장에서 별도 서비스를 내진 않았지만, 국내와 달리 ‘레버리지’와 선물 투자가 가능한 이유 등으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FTX 홈페이지를 찾아가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개인 투자자에 대한 영향

FTX와 어떤 형태로든 금융 거래를 한 이해 당사자는 벤처캐피털과 연기금, 코인업체는 물론 개인 투자자와 유명인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합니다.

이중 가장 취약한 당사자는 개미투자자(개인 투자)입니다. 코인 거래를 위해 FTX에 돈을 예치해뒀던 개인 투자자들이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몽땅 날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FTX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있습니다.  현재 FTX와 FTX US 모두 가상자산 출금을 막은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FTX 투자에 대한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FTX가 국내 시장에서 직접 영업하고 별도 서비스를 내지 않습니다.

투자자 국적을 특정하기 어려운 가상자산의 특성상 국내 에프티엑스 투자자 규모를 정확하게 추리긴 쉽지 않습니다. 금융 당국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선 국내에서도 최소 1만여명의 자금 20억원 가량이 에프티엑스와 알라메다리서치에 묶여 있을 거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국내 FTX 이용자는 최소 1만여명 이상이다. 또 FTX는 법인과 기관 투자가 가능했던 만큼 개별 기업들의 투자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국내 기업 컴투스는 직접 피해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이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상장한 게임회사 컴투스 주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14일 오전 9시36분 현재 컴투스는 전 거래일보다 13.36%(9700원) 하락한 6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장중 6만1500원까지 빠져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전일 대비 11.60% 내린 4만2300원을 기록 중입니다.

지난 3월 컴투스는 FTX에서 자체 가상자산인 C2X의 코인거래소공개(IEO)를 진행했다. 컴투스가 처음으로 C2X를 판매한 곳이 FTX이라는 점에서 상당량의 코인이 FTX거래소에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와 중에 컴투스홀딩스 등 컴투스 그룹은 이날에 FTX 거래소와 관련 직접 투자한 바가 없어서 재무적 손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컴투스홀딩스에 따르면 블록체인 XPLA(엑스플라)팀은 최근 발생한 FTX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XPLA 팀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FTX 거래소에 최종 마이그레이션된 XPLA코인이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으며 출금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FTX에 최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특히, FTX 사태 관련 XPLA 투자자들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에프티엑스와 함께 파산 신청을 한 알라메다리서치 계열사 가운데 국내 법인이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보면, 샘 뱅크먼 프리드 에프티엑스 전 대표는 2018년 국내에 블록체인 관련 자문과 투자 등을 사업 목적으로 둔 법인 ‘한남그룹’을 설립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FTX파산 여파로 인한 국내 거래소 유동성 문제, 디지털자산 폭락가능성 등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어 컴투스 외에도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 위메이드(-5.57%),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코리아를 보유한 빗썸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비덴트(-7.22%) 등 암호화폐 관련주가 이날 큰 폭 하락했습니다.

자금 회수 가능성 ‘희박’

전문가들은 FTX를 이용했던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기업들 역시 자금을 돌려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FTX는 이용자 피해구제를 우선적으로 내세웠지만, FTX가 파산할 경우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현재 FTX와 FTX US 모두 가상자산 출금을 막아,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가상자산은 구제금융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미국에선 은행이 파산하면 고객 예금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지원하는 반면 가상자산 관련 기업은 안전장치가 없습니다.

만약 FTX 파산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거래소 자금도 압류될 수 있습니다. 이때 FTX 이용자는 무담보 채권자(unsecured creditor)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말해 선순위 채권자(senior creditor)가 자금을 회수하고 남은 금액이 있어야 개인 고객들이 자금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로, 남은 금액이 없으면 계좌에 있는 가상자산(코인)을 찾을 수 없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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