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CEO, ‘돈세탁’ 유죄 인정 뒤 ‘사임’ 결정…美에 43억 달러 벌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자오 창펑이 미 법원에서 자금세탁방지법 등의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43억 달러(약 5조5513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바이낸스 자오창펑,’돈세탁’ 유죄 인정한 뒤 퇴진 예정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자오 창펑이 미국의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CEO 자리를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자오 CEO가 이날 오후 시애틀 연방법원에 출석해 유죄를 인정하고, 43억 달러(약 5조5천억 원)의 벌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공개된 법원 서류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적절한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유지하지 않았고, 무허가 송금 사업을 운영했으며,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서류에 따르면 자오는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바이낸스가 지불하는 43억 달러는 기업 피고에게 부과된 벌금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미국인을 고객으로 둔 가상화폐 거래소로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등록하고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운용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아 은행보안법을 위반했다.
또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과 제재 대상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차단할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제재를 위반한 가상화폐 거래 총 166만여건(총 7억달러 상당)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과 관련해서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과 북한에 있는 사용자 간 총 80건(총 437만달러 상당·약 56억원)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해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 유죄 인정 합의의 조건으로 바이낸스는 43억달러의 벌금을 낼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자오 CEO는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바이낸스 최대 주주 위치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EO 자리에서는 물러날 예정이다.
자오창펑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 CEO직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실수했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쉽지 않았지만 옳은 일이며 커뮤니티, 바이낸스 그리고 나를 위한 최선”이라고 밝혔다. 차기 CEO 리차드 텅에 대해서는 “바이낸스의 보안, 투명성, 규정 준수 및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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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CFTC 합의…”3년간 독립 감시관”
이와 별도로 미국 재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자체 합의를 발표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바이낸스가 재무부 자금세탁 및 제재 감시 기관과 합의한 금액이 재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언급했다.
탄원서 조건에 따라 바이낸스는 3년간 독립적인 규정 준수 모니터를 임명하고, 벌금과 함께 규정 준수 노력을 미국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창펑 자오는 ‘현재 또는 미래에 바이낸스를 운영하거나 관리하는 데 관여하는 것’이 금지된다. 금지 조치는 모니터가 임명된 지 3년 후에 종료된다.
비공개 서류에 따르면 자오는 “미국 은행 규정 준수보다 바이낸스의 성장, 시장 점유율,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허가보다는 용서를 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문서에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자오가 미국의 “회색 지대”라고 부르는 바이낸스 운영 전반에 퍼져 있었다. 그는 바이낸스의 성장과 매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사용자에 대한 고객 확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여러 기관과 맺은 ‘합의’를 인정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거래소가 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규정 준수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리더십’을 언급했다.
바이낸스의 새로운 CEO는 아부다비 규제 당국자와 바이낸스의 지역 시장 책임자를 거친 리처드 텅이 맡는다.
비트코인 4%대, BNB 12%대 하락
세계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이 미국 법원에서 돈세탁 혐의를 인정하고 CEO 직을 사임함에 따라 비트코인이 4%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가 발행하는 바이낸스코인은 10% 정도 폭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2일 오전 10시 05분 현재 글로벌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 BTCC 에서 24시간 전보다 3.31% 급락한 3만6153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급락하자 다른 암호화폐도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특히 시총 4위로 바이낸스가 발행하는 바이낸스코인은 10% 정도 폭락하고 있다. 같은 시각 바이낸스 코인은 12.25% 폭락한 230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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